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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차 검출 AF(Phase Detection AF)의 광학적 경로와 서브 미러의 역할

많은 사용자가 EOS 30D로 뛰어노는 아이를 찍을 때 사진이 흐릿하면 자신의 실력을 탓한다. "AI Servo 설정을 잘못했나?"라고 생각하지만, 20년 된 바디라면 하드웨어를 의심해야 한다. DSLR 구조상 렌즈를 통과한 빛의 일부는 메인 미러를 투과하여, 그 뒤에 숨어있는 작은 서브 미러(Sub-Mirror)'에 반사된 뒤 바닥에 있는 AF 센서로 전달된다.

 

즉, AF 센서가 정확한 거리를 측정하려면 이 서브 미러가 45도 각도를 정밀하게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수십만 번의 셔터 박스 구동을 견뎌온 노후 바디는 서브 미러를 지탱하는 힌지와 스프링이 미세하게 마모되어 있다. 거울의 각도가 0.1도만 틀어져도 AF 센서에 도달하는 빛의 위상은 완전히 달라지며, 결과적으로 카메라는 엉뚱한 거리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는 설정으로 극복할 수 없는 기계적 오차다.

 

포인트' 하나만 활성화하여 아이를 정중앙에 두고 끈질기게 추적하는 것이 AF 성공률을 높이는 공학적 정석이다.

Canon EOS 30D 움직이는 피사체(아이들) 포착을 위한 AI Servo AF 메커니즘과 최적화 설정 가이드

고속 연사(Burst Mode) 시 발생하는 미러 바운싱(Mirror Bouncing)과 초점 튀는 현상

아이들을 찍을 때 주로 사용하는 초당 5연사 모드는 미러 박스에 가혹한 진동을 준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메인 미러 상승 → 서브 미러 접힘 → 촬영 → 복귀] 과정이 0.2초 안에 이루어진다. 이때 노후된 '미러 스토퍼(Mirror Stopper)'가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면, 미러가 제자리에 멈추지 않고 미세하게 떨리는 바운싱 현상이 발생한다.

 

미러가 떨리고 있는 순간에 AF 센서가 거리를 측정하면, 당연히 초점 데이터는 널뛰기를 한다. 연사 첫 컷은 맞는데 두 번째 컷부터 초점이 안드로메다로 가는 증상은 사용자의 추적 실패가 아니라, 댐퍼가 수명을 다해 미러의 진동을 잡아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연사 속도를 낮추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는 물리적 한계다.

AF 센서 표면의 먼지 흡착과 난반사로 인한 추적 정밀도 저하

야외 촬영, 특히 먼지가 많은 운동장이나 놀이터에서 렌즈를 교환하다 보면 바디 내부로 미세 먼지가 유입된다. 이 먼지는 중력에 의해 바디 하단부(미러 박스 바닥)에 위치한 AF 센서 모듈 위에 내려앉는다. AF 센서 표면에 먼지가 앉거나 유막이 형성되면, 입사되는 빛이 난반사를 일으킨다.

 

카메라는 이를 "콘트라스트가 낮다"거나 "피사체를 놓쳤다"고 인식하여 렌즈를 앞뒤로 윙윙거리며 헤매게 만든다(Hunting). 뷰파인더로 볼 때는 깨끗해 보여도, 실제 AF 센서 챔버 내부는 오염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AI Servo가 자꾸 버벅거린다면 설정 문제가 아니라 센서 청소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앙 크로스 센서(Cross-type Sensor)의 노후화와 주변부 라인 센서의 신뢰성 하락

EOS 30D는 중앙 포인트만 가로/세로를 모두 검출하는 '크로스 센서'이고, 나머지 8개는 한 방향만 검출하는 '라인 센서'다. 문제는 센서 소자(CCD/CMOS) 자체도 시간이 지나면 감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를 '광전 변환 효율 저하'라고 한다.

 

특히 주변부 라인 센서는 광량이 풍부할 때도 검출력이 떨어지는데, 노후화된 바디는 이 경향이 더 심하다. 아이가 프레임 가장자리에 있을 때 초점을 못 잡는 것은 구도 문제가 아니라, 주변부 센서의 전압 출력이 기준치(Threshold)를 넘지 못해 AF 프로세서가 "초점 불가"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바디일수록 '중앙 포인트' 하나만 믿고 써야 하는 기술적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리: 내 실력이 아니라 카메라의 관절이 늙은 것이다

야외에서 아이들을 찍을 때 발생하는 핀 나감(Out of Focus) 현상은 상당 부분 기계적 노후화에 기인한다. 서브 미러의 스프링 장력 저하, 스토퍼 마모로 인한 미러 바운싱, AF 센서의 오염 등은 소프트웨어 설정으로 보정할 수 없는 영역이다.

 

만약 당신이 완벽한 셔터 속도와 AI Servo 설정을 했음에도 결과물이 신통치 않다면, 자책하지 마라. 그것은 20년 동안 수고한 카메라의 무릎 관절(서브 미러 힌지)이 닳아서, 아주 잠깐씩 비틀거리고 있다는 신호일뿐이다. 이때는 연사를 자제하고 한 컷 한 컷 호흡을 가다듬어 찍는 것이 기계적 한계를 극복하는 엔지니어링 솔루션이다.